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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사진 등에서 다양성 갖출 것 요구
亞기업, 여성 임원 채용 비율 확대 요구로 이어질 듯
기후변화 등도 적극 대응 예고[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기업 이사 선임에 '인종과 성별'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내년부턴 아시아와 유럽 기업 투자에도 이 같은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이사회의 인종과 성별 구성을 해당 지역의 고객 다양성도 반영하도록 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자산규모 7조8000억달러(8474조원)가 넘는 블랙록은 1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1년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기관투자자의 행동원칙을 규정한 스튜어드십을 밝힘에 따라 블랙록은 이에 반하는 기업에 대해선 이사 선임 시 반대표를 행사하는 등 주주권 적극 행사할 방침이다.
블랙록이 투자 원칙으로 강조한 부분은 다양성이다. 특히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기업에도 이런 원칙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지역별 기준을 반영할 방침이다. 가령 아시아 선진국의 경우에는 미국과 달리 최소한의 성별 다양성 기준 등을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랙록은 "(기업의) 인종과 성별 구성이 지역 사회의 규범이라는 맥락에 맞게 반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기업의 경우에는 여성 이사진 비율 등을 우선해 다양성 지표로 살필 것으로 예측된다.
블랙록은 기업들의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이끌기 위해 내년도 기업 이사회의 인종, 성별 구성 현황뿐 아니라 다양성을 제고하는 방안에 대한 보고서 제출도 요구하기로 했다. 미국 대기업에는 구성원들의 인종과 성별 구성 현황을 공개하는 EEO(동등한 고용기회)-1 보고서 뿐 아니라 다양성 제고 방안 등을 함께 제출받아 기업 평가 등에 활용한다.
스튜어드십 코드에 다양성을 반영하는 이유와 관련해 블랙록은 "다양한 인적 구성과 전문적인 경험은 이사회의 효율성을 높이는 사고방식의 다양성에 기여한다"면서 "포용적이고 다양한 직장이 기업의 연속성이나 혁신, 장기적 가치 창출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양성이 반영된 기업이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블랙록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해 기업의 실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지난해 이사진의 성별 다양성을 문제 삼아 이사 선임 등에 반대표를 행사했던 기업의 41%의 경우 이후 성별 다양성이 한층 제고됐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들어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뉴욕시는 월마트, 맥도널드, 나이키 같은 대기업 24개사를 대상으로 직원의 성별과 인종 구성 공개를 요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들 기업은 뉴욕시가 직원들의 연금투자를 한 곳이다. 미 상장기업들도 여성 이사 등용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블랙록은 기후변화 문제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지속가능성 문제가 향후 스튜어드십 코드에서 더욱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2050년까지 온도 상승폭을 2도 이하로 낮추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등도 요구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블랙록은 기업들의 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해 벌이고 있는 로비 현황 등에 대한 정보도 요구하거나 이사진의 독립성 제고 등 이사회의 질 향상도 스튜어드십 코드에 반영키로 했다.
올해 초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연례 서한을 통해 이런 방침을 공개한 바 있다. 블랙록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탄소배출 비중이 높은 기업 440곳을 감시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들 기업 이사진 55명에 대해서는 반대표를 행사했으며 191명의 이사진에 대해서는 기후 변화 대응에 있어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경고했다. 블랙록은 내년에는 감시대상을 탄소배출 비중이 큰 기업 1000곳 이상으로 확대해, 주주권 등을 행사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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