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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가 시작부터 파행을 빚고 있다. 거대 여당이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장의 단독 선출을 강행하자 미래통합당이 전면 보이콧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긴급 비대위를 소집해 "거대 여당이 민주주의 의회의 기본을 망각하는 현상을 초래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통합당 의원 20여 명은 국회 의장실을 방문해 상임위 배정과 상임위원장 선출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여당의 독주에 항의해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여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위원장을 맡은 법사위와 외교통일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어제 전체회의를 열고 활동에 들어갔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야당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3차 추가경정예산안 등 긴급한 법안 심의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주 안으로 18개 전체 상임위 구성을 끝낸다는 일정을 제시하며 "통합당이 뉴노멀을 직시하고 변화에 적응하라"며 압박했다.

하지만 거대 여당이 절대 우위에 있는 의석수를 앞세워 야당을 우격다짐으로 몰아붙이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당과 통합당 원내대표는 21대 국회가 문을 열기 직전 국민들에게 협치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약속을 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으니 국민들 심기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걱정스러운 점은 여당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국회가 4년 내내 이런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이면 야당은 보이콧 외에 수단이 없다. 이래서는 협치는커녕 생산적인 국회도 될 수 없다. 여당은 힘 자랑을 멈추고 어렵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야당의 협조와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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