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9-25 14:22
[VC’s Pick]혹한기에도 디지털 플랫폼에 투자금 속속
 글쓴이 : qbu8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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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이번 주(9월 19일~23일)에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 건설, 급여 관리 솔루션, 이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혹한기에도 AI와 데이터 등을 다루는 디지털 플랫폼사에게는 세 자릿수 대의 투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디지털 콘텐츠로 브랜드 마케팅 ‘블랭크코퍼레이션’블랭크코퍼레이션은 호텔롯데와 네이버 크림 등으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해 트렌드에 맞는 브랜드와 IP를 만드는 기업으로, 최근 디즈니와 픽사,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글로벌 IP유통사 라이선스 확보를 통해 감도 높은 브랜드 IP 사업과 캐릭터 IP를 개발하고 있다. 투자사들은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스토리 중심 브랜딩으로 충성도 높은 팬층을 형성하며 브랜드를 육성하는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향후 사업 협력을 추진해 다양한 브랜드 IP사업과 글로벌 확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 지식재산권(IP) 사업과 캐릭터 IP 사업을 본격 전개할 예정이다.AI 데이터 플랫폼 ‘슈퍼브에이아이’슈퍼브에이아이는 프리미어 파트너스와 듀크대, KT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KT&G, 한라그룹 등으로부터 220억 규모의 시리즈B 1차 펀딩을 마무리했다.슈퍼브에이아이는 데이터셋을 빠르고 체계적이고 반복적으로 구축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방대한 데이터 준비 작업을 자동화해 주는 인공지능 학습데이터 플랫폼, ‘스위트(Suite)’를 서비스한다. 투자사들은 슈퍼브에이아이의 플랫폼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독보적이고 차별화된 AI 데이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룰 것이라는 설명이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기술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2차전지용 방열 접착제 ‘CK이엠솔루션’조광페인트 전기·전자 소재부문 자회사인 CK이엠솔루션은 페블즈자산운용과 IBK캐피탈 공동업무집행조합원으로 조성한 신기술투자조합으로부터 144억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지했다.CK이엠솔루션은 2차전지·에너지저장시스템(ESS)·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열솔루션을 제공하는 화학 회사다. 회사가 생산하는 2차전지용 방열 접착제는 배터리 모듈에서 셀들이 차체에서 발생하는 충격에 이탈되지 않도록 고정하는 역할과 셀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빠르게 방출하는 TIM역할을 동시에 구현하는 소재다. 전기 자동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향상으로 주요 부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를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CK이엠솔루션은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해외 거점 공장 방열 접착제 생산 설비 확충에 나설 예정이다. 가전제품 큐레이션 커머스 ‘노써치’,가전제품 큐레이션 커머스 플랫폼 노써치는 SBI인베스트먼트와 CJ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30억 규모의 프리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노써치는 가전제품의 성능 정보 탐색, 사용 리뷰 확인, 상품 검색 및 구매까지 한 번에 가능한 가전 원스톱 플랫폼이다. 소비자에게 복잡한 가전제품 스펙 정보를 표준화된 기준으로 제공해 제품의 이해를 돕고 환경과 조건, 선호에 따라 적합한 제품을 추천한다. 투자사들은 노써치가 초기 콘텐츠 커머스 기업으로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노써치는 2021년 서비스 출시 후 1년 만에 1160% 이상 성장하며 월 거래액 1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8월 기준 누적 거래액 100억 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회사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서비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급여관리 솔루션 ‘피크페이’급여 관리 솔루션 ‘피크’를 운영하는 피크페이는 더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금액은 비공개다. 피크는 개인 및 가계의 현금 흐름 안정화를 돕기 위해 일한 만큼 월급을 미리 받을 수 있는 급여 관리 솔루션이다. 피크가 회사를 대신해 선지급하는 형태로, 회사는 매월 정해진 급여일에 피크에 1회 지급하면 된다. 이 밖에 실시간으로 급여 선지급 상황도 모니터링할 수 있다. 더벤처스는 피크페이가 서비스를 통해 기업의 급여 업무를 해결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근로 형태가 변화하는 가운데 충분한 수요와 성장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피크페이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주급·월급 당겨받기 외에도 대출과 재무설계 등 회사가 직원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중고차 이커머스 ‘핸들’중고차 이커머스 플랫폼 ‘카머스’를 서비스하는 핸들은 스파크랩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금액은 비공개다.내달 본격적으로 서비스 시작 예정인 카머스는 모바일 기반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이다. 기존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서 딜러들이 상위 노출을 위해 지불해 왔던 광고비를 없애고, 딜러들의 업무 부담을 낮추기 위해 차량 이미지 변환과 탁송, 반품 처리 등의 부대 업무를 대행한다.투자사는 핸들의 서비스가 중고차 시장의 낙후된 유통구조를 혁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이번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서비스 고도화 및 C2B·B2C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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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영조 때 실학자 이중환은 지리서 '택리지(擇里志)'에서 사람 살기 좋은 고장으로 강변마을 몇 곳을 들었다. 대동강변의 평양과 소양강변의 춘천 그리고 남한강 줄기인 여강이 흐르는 경기도 여주가 나머지 한 곳이다. 여주는 외곽의 산은 거칠지만, 내부는 평지가 완만히 펼쳐져 있고, 그 중심을 남한강이 관통한다. 비옥한 토지에 가려지는 곳 없이 햇살이 두루두루 내리니 살 만한 고장으로 꼽히지 않을 이유가 없다. 조선 왕실이 이곳에서 직영으로 자채(紫彩)쌀을 재배해 먹은 일도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이러한 좋은 자연조건이 비단 벼농사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니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고구마다. 여주 남한강변에는 사토질 땅이 넓게 펼쳐져 있어 양질의 고구마를 재배하기에 알맞다. 물 빠짐이 좋은 사토질 땅에서 자란 여주 고구마는 착색이 좋고 육질이 치밀하며, 특히 수확기인 8~9월의 일교차가 큰 기후로 전분 함유량이 높다. 한반도 어느 지역에서나 잘 자라는 고구마지만 여주의 고구마가 높은 품질을 인정받는 이유이기도 하다.고구마는 일반적으로 밤고구마와 물고구마로 나뉘는데, 물기가 적고 퍽퍽한 느낌의 고구마를 밤고구마라 하고, 물이 많고 물컹한 고구마를 물고구마라고 부른다. 보통 전분 함유량이 23~25%이면 밤고구마, 18~19%이면 물고구마로 분류하는데, 물기가 적은 밤고구마는 전분 함유량이 높아 술로 빚어 발효했을 때 알코올 전환율이 높고 향이 진하다.



전분 함유량 높은 최상급 여주 고구마로 만든 '고구마 증류소주 려'‘국순당 여주명주’의 싹이 튼 것도 바로 여주 지역 고구마의 이러한 특징 때문이었다. 여주시와 여주 고구마 농가는 정성 들여 재배한 고구마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국순당에 고구마를 활용한 전통주 사업을 제안했고, 이러한 제안은 마침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주류 개발을 통해 지역 전통주 문화를 복원하고 농촌과의 상생 경영 모델을 구축하고자 했던 국순당과도 이해가 맞아떨어지며 구체화됐다.그렇게 여주시와 고구마 농가는 원료인 고구마를 제공하고, 국순당은 제품 개발과 마케팅, 유통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아 2011년 4월 공동출자한 농업회사법인 국순당 여주명주를 설립했다. 이후 여주명주는 2012년 여주시 강천면에 증류소를 세워 2013년부터 본격적인 증류를 시작했고, 2016년 9월 첫 제품인 고구마 증류소주 ‘려(驪)’를 세상에 선보였다.려는 여주명주가 자리 잡고 있는 여주(驪州)의 려와 한반도에서 증류소주가 처음 제조되기 시작된 고려(高麗)의 려에서 따온 이름이다. 여주의 려는 가라말(검은 말)을 의미하는데, 쌀 소주와 비교해 향이나 풍미가 한층 강한 고구마 소주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제품 라벨에도 강인함을 상징하는 검은 말을 담았다.



고구마 증류소주의 원재료인 고구마를 쪄낸 후 꺼내고 있는 모습.좋은 증류주, 원재료 특성 오롯이 품어야박용구 국순당 여주명주 대표는 좋은 증류주는 원재료의 특성을 잘 담고, 지역과 기술에 기반한 차별성과 다양한 맛의 개성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주명주는 기존 쌀 소주 중심의 증류식 소주와 달리 여주 지역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고구마라는 재료를 사용해 좋은 제법과 숙성으로 깊이와 품격 있는 술을 빚고 있다”며 “이렇게 만든 려를 통해 증류식 소주 시장을 넓히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구마 증류소주 려는 고구마만 사용해 만드는 술이다. 술을 빚는 데는 회사 설립에 참여한 24명의 농민의 밭에서 갓 수확한 고구마 중에서 상처 없이 좋은 고구마를 선별해 들이는데, 잡미를 없애고 고구마 특유의 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수확 직후 7일 이내 신선한 제품만 사용한다. 박 대표는 “우리가 평소에 먹는 고구마는 큐어링 저장이란 과정을 통해 당도를 높인 뒤 먹는다”며 “단맛이 높아지면 쪄서 먹을 때는 맛있지만 술을 빚으면 향이 줄어 이곳에선 갓 수확한 신선한 고구마만 사용한다”고 설명했다.선별한 고구마는 섬유질이 많아 쓴맛을 내는 양쪽 끝단을 2~3cm씩 일일이 수작업으로 절단해 품질이 좋은 몸통 부분만 사용하는데, 이 또한 술의 향을 배가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준비를 마친 고구마는 세척해 500kg 단위로 쪄낸 뒤 25도(℃) 수준으로 식히는 냉각과정을 거쳐 분쇄기로 으깬다. 으깬 고구마는 3000리터 크기의 담금조로 옮겨져 교반이 이뤄지고, 이후 1만5000리터 규모의 저장조로 옮겨져 효모와 함께 일정 기간 발효과정을 거친다.발효를 마친 술은 파이프를 타고 5톤짜리 황동 증류기로 이동한다. 고구마 증류소주 려는 상압증류 방식을 사용해 증류가 이뤄지는데, 일상 속 상압(1기압)에서 증류하는 상압증류는 다양한 아로마성 물질이 함께 증류돼 향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낮은 기압에서 증류하는 감압증류는 낮은 온도에서 증류가 이뤄져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증류를 마친 원액은 술이 숨 쉴 수 있게 유약을 바르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불에서 구워낸 옹기에 담겨 숙성에 들어간다. 옹기에 담겨 숙성과정을 거친 술을 알코올의 거친 맛이 누그러지고, 고구마 특유의 달콤하면서 향긋한 맛과 향이 더욱 깊어지고 노련해진다. 그렇게 18개월 이상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낸 술만이 비로소 세상에 내어진다. 박 대표는 “좋은 증류식 소주는 부드러움과 조화로운 맛을 위해 첨가물 같은 쉬운 방법보다 시간이 만들어 주는 숙성을 한다”며 “증류식 소주가 오래 익으면 익을수록 가치를 더해간다는 것은 누구나 마셔보면 알 수 있는 자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순당 여주명주 숙성실 내 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