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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기소된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8월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세정 기자"손 의원 보좌관, 친구에 부동산 매입 권유" VS "근대 건축물 관심에 산 것"[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목포시 도시계획 자료를 미리 입수해 가족과 지인에게 부동산상 이득을 줬다는 의혹을 받는 손혜원(54) 무소속 의원의 재판에서 여고 동창이 만났다. 손 의원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보좌관 조모 씨의 여고 동창 김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두 지기 사이에는 차폐막이 설치됐다. 김씨는 5시간이 넘는 증인신문에서 조씨가 준 자료로 부동산을 매입한 건 아니라고 증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박찬우 판사)은 21일 오후 2시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된 손 의원과 보좌관 조씨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손 의원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도시재생사업계획' 자료를 목포시 관계자에게 미리 받아 배우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과 지인 등에게 14억원 상당 부동산을 매입하도록 한 혐의로 지난 6월 기소됐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는 보좌관 조씨와 여고 동창 사이다. 2017년 5월 목포시에 있는 8000만원 상당의 목조건물을 아들 명의로 매입했다. 검찰은 조씨가 미리 얻은 자료를 친구였던 김씨에게 제공해 값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 건물을 사도록 권했다고 본다. 그러나 김씨는 조씨에게 들은 정보로 건물을 구입한 건 아니라고 부인했다.
검찰은 당시 김씨와 조씨의 통화 음성 녹음, 녹취록과 문자내역을 증거로 제시했다. 2019년 3월 20일경 녹취록에 따르면 조씨는 김씨에게 "구도심 활성화 때문에 사람들이 알음알음 (부동산을) 사고 있다", "소문나기 전에 여러 채를 한꺼번에 사야 한다" 등 부동산 매입을 권유했다. 김씨의 아들이 건물을 매입하기 직전인 2017년 5월 19일 통화에서는 "2차 선창지역으로 계획됐어. 우리가 산 곳인데 거기 확정됐어"라고 말했다. 김씨가 조씨와 통화 중 해당 주소지를 검색하는 정황도 담겼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은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의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사진은 전남 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원에 위치한 창성장의 모습. /남용희 기자검찰은 녹취록 전문을 기록한 서면을 실물화상기에 띄운 채 조씨가 입수한 보안자료를 바탕으로 부동산 매입을 권한 것이 아닌지 확인했다. 김씨는 "구도심이 활성화되면 매매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목포만 특정해서 말한 게 아니다"라며 "지도로 찾아본 것 역시 근대 건축물이라 더 의미를 두고 자세히 찾아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고가 없는 목포시에 건물을 매입하게 된 경위를 묻는 검찰 측 질문에 김씨는 "저와 남편이 한옥과 근대 건축물에 관심이 많아 전주 한옥마을의 한옥도 구입하고 싶었다. 마침 가족여행으로 목포에 갔을 때 건축학 전공자인 아들도 근대식 목조건물을 보고 좋아해 매입했다"고 답했다. 손 의원 재판의 쟁점이 된 목포시 도시재생사업계획에 대해서도 "인터넷으로 도시재생 전략계획과 선창권 활성화 계획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했다. 약 4시간의 검찰 측 신문이 마무리된 후 바로 이어진 1시간 가량의 변호인 측 신문에도 일관된 증언을 이어갔다. 변호인단은 검찰이 보안자료로 본 사업계획은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된 자료로, 김씨 아들의 건물 매입 역시 해당 자료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은 증인석과 피고석 사이에 차폐막이 설치된 채 진행됐다. 첫 공판과 마찬가지로 다수 참석한 손 의원의 지지자 역시 "증인신문의 신빙성을 위해 방청객과 피고인없이 증인신문을 진행해야 한다"는 변호인 요청에 퇴정 조치됐다. 재판부는 취재진을 제외한 방청객만 퇴정하도록 지시했다.
차폐막 너머 친구의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내내 조씨는 검찰이 녹취록을 공개하자 "친한 친구들의 개인적 대화"라고 비공개를 건의했으며 재판 내내 상기된 표정으로 임했다. 이들의 추후 기일은 11월 18일 월요일 오후 2시다.
손 의원은 재판 후 자신의 SNS에 "제 보좌관이 밤에 여고동창과 한 전화 녹음을 재판에서 하루종일 증거라고 틀었다"라며 "친구따라 목포에 적산가옥을 아들 명의로 하나 샀다는 이유로 이렇게 시달린다"고 주장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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