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와 분쟁 해결 조건[사진 = 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일가가 보유한 회사 지분(53.08%)을 대유위니아그룹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잠정 3200억원으로 확인됐다.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와의 법적 분쟁에서 최종 승소하거나 양측 합의가 이뤄져 주식 매각이 가능해질 경우라는 전제하에서다. 19일 남양유업은 "홍 회장 등 남양유업의 대주주 측은 위니아전자, 위니아딤채, 대유에이텍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대유위니아그룹과 상호 협력 이행협약을 체결했다"며 "제3자에게 법적으로 주식 양도가 가능해지는 경우 홍 회장 측이 대유위니아그룹에 주식을 양도하고 경영권을 이전하기로 하는 '조건부 약정'을 체결한 것"이라고 밝혔다.계약금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제휴 증거금은 320억원이다. 대유위니아는 이 중 100억원을 협약서 체결일인 19일 지급했고 남은 220억원은 12월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홍 회장 측이 최종 패소하게 될 경우 기존대로 주식을 한앤코에 매각한다. 이럴 경우 대유위니아그룹 측도 경영권 양수 계획을 중단하고 별도 문제 제기 없이 약정을 종결하기로 합의했다. 홍 회장 측이 승소하게 될 경우엔 다시 한 번 매각 대금을 논의해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사모펀드와 소송중 매각계약…"대유위니아와 경영공백 적극 해결"남양유업 3200억에 팔린다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대유위니아그룹에 일가 지분을 팔기로 약정한 것을 두고 남양유업 측은 "한앤코와의 분쟁과 이로 인한 남양유업의 경영 공백 상태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포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남양유업과 대유위니아그룹은 함께 경영 정상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대유위니아그룹은 남양유업의 법률 준수를 위한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대리점들과의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 구축,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재무·회계 시스템 구축, 고객 신뢰도 향상 등에 나설 것"이라며 "필요하면 대유위니아그룹의 전문가들이 남양유업의 업무를 함께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시장에선 "남양유업 매각을 둘러싼 혼란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앤코와 소송을 진행 중이라 임의로 지분을 매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종 승소를 전제로 매각하겠다는 계약을 맺은 것이 매우 이례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차례 돌발 행동으로 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홍 회장 일가의 행보 때문에 이번 약정조차 이행 여부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홍 회장 일가는 '불가리스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5월 한앤코에 지분을 3107억2916만원에 매각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한앤코가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했다' 등의 이유로 9월 1일 매각 계약 해지를 일방 통보했다. 이후 홍 회장 측은 지난달 말께 주주총회를 열어 측근을 이사로 선임하려고 했지만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법원이 홍 회장 일가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100억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한 것이다. 남양유업은 회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경영 체제로 들어가 제품 패키징을 교체하고,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경영을 이어 가고 있다.한편 대유위니아 측은 이번 협약이 이뤄진 배경에 대해 다양한 인수·합병 경험에 따른 기업 정상화 노하우를 꼽았다. 1999년 박영우 창업주가 광주광역시에서 자동차 시트 제조업체 대유에이텍을 설립하면서 시작된 대유위니아그룹은 자동차 부품, 가전, 레저, 서비스 등 다방면의 분야에서 경영 노하우를 구축하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2005년에 대유에셋을 지주회사 '동강홀딩스'로 변경해 계열사들을 산하에 둔 뒤 2006년에는 성용하이테크에서 성용하이메탈을 인수해 알루미늄 휠 사업으로 확장했다. 2011년에는 동우에서 골프장 몽베르컨트리클럽을 인수하며 레저 사업을 시작했고, 2014년 위니아만도(현 위니아딤채), 2018년 동부대우전자(현 위니아전자)를 각각 인수하면서 가전제품 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다양한 그룹사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2016년에는 동강홀딩스에서 주식사업부를 떼어내 중간지주회사 '대유홀딩스'를 출범시켰다. 대유위니아그룹은 법률 준수를 위한 준법감시 체계 구축,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재무 및 회계 시스템 마련, 고객 신뢰도 향상 등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필요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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