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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theL] 대출심사·담보물 관리 엉터리로…6개월 정직에 변상금 3억4800만원 불복해 소송]
/사진=머니투데이DB
'여의도 금융센터 사기대출' 사건 공모자로 의심받은 우리은행 지점장이 억대 변상금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우리은행 지점장급 직원 A씨가 정직 6개월, 3억4800만원 변상금 부과 처분에 불복해 우리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과 금융감독원은 2016년 6월 여의도 금융센터 사기대출 사건 수사 도중 우리은행도 이 사건에 휘말린 정황을 포착해 은행에 통보했다. 이에 우리은행이 자체 조사에 나섰고, A씨 책임이었던 지점에서 대규모 부실대출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조사 결과 A씨는 대출을 요구하는 기업들의 재무 상태와 담보물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은 채 지점장 전권으로 대출을 내준 것으로 파악됐다. 일례로 연 매출 24억원인 중소기업 B사가 장비 35억원어치를 구매하겠다며 20억원 대출을 요구한 적이 있었는데, 우리은행 본부는 대출 불가를 통보했다. 그럼에도 A씨는 지점장 직권으로 8억5000만원을 대출해줬다.
A씨는 B사가 장비 대금을 완납했다면서 장비들을 담보로 대출해준 것이라고 사유를 적었다. 그러나 B사가 장비 대금을 완납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또 우리은행 규정에 따르면 B사가 담보물로 내건 장비가 잘 가동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담보물이라는 표식을 장비에 남겨야 했다. A씨는 혼자 다녀오겠다며 공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문제의 장비는 설치조차 되지 않은 상태였다. A씨는 이 사실을 감췄고, 오히려 B사에 5000만원 추가 대출을 내줬다.
대출 브로커들과 엮인 정황도 있었다. 브로커들이 페이퍼컴퍼니 19개를 앞세워 대출을 요구하자 36억원 규모의 대출을 일으켜준 것이다. 우리은행은 영업활동 기록을 보면 페이퍼컴퍼니가 아닌지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다면서 A씨가 대출 심사를 엉터리로 했다고 결론내렸다.
우리은행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A씨를 내보내고 변상금 14억원을 물리기로 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재심의를 요청했고, 우리은행은 징계 수위를 정직 6개월에 변상금 3억4800만원으로 낮췄다. A씨는 이 처분에도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정직 처분만 유효하고 변상금 처분은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A가 B사의 장비대금 완납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고 대출을 내준 점, 담보물로 제공받은 장비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점 등은 징계사유가 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브로커들의 페이퍼컴퍼니 앞으로 대출을 일으켜준 점에 대해서는 징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출을 요구한 업체들의 신용등급 등을 볼 때 대출기준에 부합했던 것은 사실이었다는 점, A씨 입장에서 브로커들의 '사기대출'을 의심할 만한 단서가 없었다는 점 등을 감안했다.
2심은 정직 처분 처분을 유지하고 변상금 1억3000만원을 물려야 한다고 판결했다. A씨가 담보물로 받기로 한 B사 장비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1심 판단에 더해, A씨의 관리 부실 때문에 우리은행이 담보권을 취득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2심은 A씨가 이 부분에 대해 1억3000만원의 변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변상금을 3억4800만원으로 잡아야 한다며 재판을 다시하라고 판결했다. 우리은행의 징계기준과 계산식을 살펴보면 변상금 액수를 1억3000만원으로 산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판단이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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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팀 sportskyungh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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