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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의 내년 상장 주관 실적이 부진할 위기에 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진행된 크래프톤의 상장 주관사 입찰경쟁에서 실패한데 더해 카카오계열사 입찰 경쟁에서도 밀려났다. /더팩트 DB크래프톤 이어 카카오계열사 상장 주관 제외[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주관사 실적 '탑3'인 한국투자증권이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상장 주관에서 제외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이후 줄줄이 예비된 대어급 IPO 딜에서도 제외돼 내년 상장주관과 관련한 실적이 부진할 위기에 처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크래프톤이 내년 상장을 주관할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단독 선정했다.
크래프톤은 증권가에서 예상한 기업가치만 30조 원에 달해 '역대급 대어'로 꼽히는 회사다.
지난달 21일 진행된 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PT)에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크래프톤 주관사 최종후보(숏리스트)에 포함된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의 수장이 모두 참여했다. 기업가치가 높은만큼 딜을 성사시킨 뒤 따라오는 수익 역시 '역대급'으로 예상되기에 이날 PT를 두고 '판교 대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PT결과 미래에셋대우가 대표주관사 자리를 차지했다. 공동주관사로는 NH투자증권을 선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IPO '3강' 증권사 중 유일하게 입찰에서 제외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크래프톤 상장 주관은 내년 IB(투자은행)부문 성적표를 좌우할 '빅딜'이다. 수수료 및 인센티브만 150억 원에서 200억 원에 달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올해 가장 높았던 건별 수수료는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게임즈 주관 수수료로 취득한 52억 원이었다.
이런 와중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2호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IPO에서도 배제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내년 중 IPO를 예정 중인 카카오뱅크는 크래프톤과 함께 내년 공모주 대어 '투톱'으로 꼽힌다. 한 때 장외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40조 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는 4대 금융지주 시가총액을 추월한 금액으로 시장의 집중을 모았다.
한국투자증권은 모회사 한국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의 주주(지분 4.9%)로 있어 입찰에서 제외됐다. 관계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28.6%의 지분을 들고 있다. 규정상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되는 회사는 상장주관에 참여할 수 없다.
한국투자증권은 모회사 한국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의 주주(지분 4.9%)로 있어 입찰에서 제외됐다. 관계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28.6%의 지분을 들고 있다. /더팩트 DB더불어 주식시장 입성을 예정 중인 카카오계열사 주관까지 어려워진 모양새다. 카카오는 최근 계열사들의 상장 준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페이가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중으로 상장이 가시화 된 상태다.
IB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페이지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카카오페이는 KB증권과 삼성증권이 선정됐다.
이로써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IPO '3대장'이었던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주관사단에 모두 이름을 올렸지만 내년 대어급 상장에선 모두 제외된 상태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내년 중 상장업체로 시장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들 기업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상장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기업가치가 수조 원대로 예상 돼 상장 주관을 따낼 경우 현재 레이스 순위를 뒤집을 수도 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이 앞으로도 대형 딜을 놓친다면 IB부문에서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 연간 실적에도 일부 영향을 주게 될 전망이다.
한국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 3분기 IB 수수료수익은 1133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32.4% 늘었다. 이는 주요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카카오게임즈 IPO 대표주관 실적과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의 실적호조 반영이 주효했다. 또 '전통 IB' 부문인 ECM(주식자본시장), DCM(채권발행시장), M&A(인수합병)자문 등과 '비전통적 IB'인 채무보증·매입약정 수수료 등의 수익성이 고루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는 향후 한국투자증권 IB부문 등에 기대 실적을 쌓아 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IB실적 등 앞으로도 한국투자증권의 지주 내 이익 기여도가 중요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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