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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으로 불리는 0.75%p 금리 인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0.75%p 금리 인상은 지난 28년간 실시된 바 없다. 심지어 연준이 이달이나 내달중에 1%p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월가 일각의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그동안 6, 7월에 0.5%p 금리 인상을 예고해왔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이 시장의 예측을 받아들여 '초강경 매파'로 변신할 지 여부가 초미 관심사가 되고 있다.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4일 이전만해도 6월, 7월에 각각 0.5%p 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고 이같이 보도했다.스탠다드차타드의 주요10개국(G10) 외환 연구 이사 스티븐 잉글랜더는 연준이 금리를 0.75%p보다 더 높은 1%p 올리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투자은행 JP모간도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 0.75%p 인상을 예상하면서도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는 투자노트에서 "100bps(1bps=0.01%) 인상도 완전 사소한 위험은 아니다"라고 밝혔다.하지만 이같은 보도에도 불구하고 0.5%p 수준의 빅스텝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는 지난주만 해도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0.75%p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3% 수준으로 봤지만 13일에는 그 가능성을 40%로 높여 잡았다. 그러나 여전히 0.5%p 인상 가능성이 60%로 더 높다.연준이 자이언트 스텝 수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 것은 급격히 뛰어 오른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영향이다.지난 10일 노동부가 발표한 5월 CPI 상승률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했다. 전년동월비 8.2% 상승했을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실제 상승률은 4월보다 높은 8.6%였다. 물가 상승세가 3월을 시작으로 하강하고 있다는 분석에 찬물을 끼얹었다.연준은 지난달 3~4일 FOMC 회의에서 0.5%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일반적인 금리 인상 폭 0.25%p보다 2배 높았다. 지난 3월 16일에는 0.25%p 금리 인상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물가상승세를 선제적으로 제압한다는 명분으로 당시 큰 폭의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0.5%p 금리 인상, 이른바 '빅스텝'은 2000년 이후 22년만에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보다 더 큰 폭인 0.75%p 인상이 검토되고 있다.'경제의 마에스트로'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인플레이션에 늑장 대응했던 앨런 그린스펀 당시 연준 의장이 1994년 11월 0.75%p 인상한 것이 미 연준 역사상 마지막 자이언트 스텝이었다.한편, 40여년만에 최악의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미국이 백악관과 중앙은행인 연준의 잘못된 전략으로 빠졌다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이날 WSJ은 조 바이든 행정부와 연준이 2007~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경제 살리기 전략에 집착하면서 현재와 같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졌지만 금융위기로 실시했던 제로 금리가 효과적일 것으로 믿고 집착했을 뿐만 아니라 일찍 중단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백악관 관리들은 부양책으로 인해 실업률을 4% 이하로 낮추고 미 경제가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실업률이 떨어지고 물가가 상승하는데도 정책 입안자들은 기존의 해결책을 고집하면서 지난 5월 미국의 소비자 물가는 40여년만에 가장 큰 폭인 전년 동기 대비 8.6% 상승하기에 이르렀다.인플레이션이 조기에 완화될 것으로 오판한 결과 침체 발생 위험까지 키울 수 있는 금리 인상 같은 방법으로 대처하는 상황이 오게 됐다고 저널은 비판했다.모하메드 엘에리안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은 최근 CBS방송 시사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준이 서둘러 대처하고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오판하지 않았더라면 현재의 위기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엘에리안은 연준의 뜻대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의 물가상승)에서 미국의 인플레율이 앞으로 9%까지 오르고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