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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오른쪽)과 전용기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7월 임시 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의사과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더불어민주당이 28일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단독 제출했다. 사실상 원구성 강행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민의힘이 “입법 독재가 다시 시작됐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21대 국회 원(院)구성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하고 있다.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인 전용기 의원과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의사과에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요구서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 170명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6월 말까지는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여당을 설득하는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여당이 전향적인 양보안을 제시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시국에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행에 올랐고 여당 원내대표도 필리핀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됐다”며 “지금은 공항에 체크인할 때가 아니다. 민생 체크인, 국회 체크인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민주당의 단독 원구성이 현실화할 경우 정국 경색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를 소집한다면 이는 입법 독주 재시작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법상 본회의 개의 근거 규정 역시 없다”며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인 본회의 소집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완성이라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또다시 입법 폭주로 사사건건 정부 발목잡기에 나선다면 정부는 제대로 일을 할 수 없거니와 민생은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민주당 측은 국회법상 본회의 개최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오 대변인은 “국회법 14조에 의장이 없을 때 임시회 소집은 사무총장이 할 수 있다”며 본회의가 열리면 출석 의원 중 최다선이 임시 의장을 맡아 직무를 대행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남은 사흘 동안 여당과 합의에 실패한다면 다음달 1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한편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30일)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 7시 인천국제공항에서 마닐라행 OZ703편을 타고 출국했다. 권 원내대표는 내달 1일 새벽 귀국할 예정이다. 그는 출국 전 자당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막기 위해 의원들께선 긴급 의원총회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7월1일부터 국회 경내에서 비상대기해 주길 바란다”고 공지했다.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위로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7월 임시국회 소집을 예고하면서 또다시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뉴스1◆巨野 일방적 의장단 선출 돌입… 강대강 대치 갈수록 심화더불어민주당이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며 단독 의장단 선출과 원구성 강행을 예고했다. 민주당이 이번 임시회에서 원구성을 밀어붙이면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심화하며 윤석열정부의 정국 운용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이날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며 단독 원구성 수순에 돌입한 배경에는 여당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국회 공전사태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황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출범 초기인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 야당이라는 프레임이 주는 부담감과 함께 인사청문회 패싱 우려도 커지며 결국 단독 원구성 카드를 뽑아 여당을 향한 최후의 압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24일 박홍근 원내대표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등 일부 조건을 전제로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기겠다며 제시한 협상 시한이 전날 끝나며 ‘할 만큼 했다’는 판단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야당을 궁지로 모는 것에만 몰두하는 정부·여당을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임시국회 소집 뜻을 밝힌 바 있다.한국정당학회 고문인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단독 강행 이전 과정이라든지 협상 제스처를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선 다 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며 “당 내부의 위기도 있는 데다, 새 정부 출범 후 국회가 손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야당에 유리한 모양새는 아니기 때문에 ‘데드라인’을 정해 원구성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국회법상 소집요구서 제출 사흘 뒤부터 임시국회를 열 수 있기 때문에 다음 달 1일 임시국회 본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본회의가 열리면 다수당인 민주당은 의장단 선출과 원구성을 단독으로 의결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임시국회 개회 전날인 오는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여당과의 최종 협상 결과를 의원들에게 보고한 뒤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민주당이 의장단 선출과 원구성을 단독으로 강행할 경우 정국은 보다 큰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더불어 단독 원구성이 여야 간 갈등을 극한으로 치닫게 할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입법 독재”라며 당장 반기를 들고 나선 상황이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는 국정 운영에 꼭 필요한 협치도 기대할 수 없어 출범 초기 각종 과제가 산적한 윤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이런 가운데 원구성 협상을 책임진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권 원내대표는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필리핀 대통령과 유력 정치인 면담을 통해 방위산업 협력, 2030년 부산엑스포를 유치하는 데 필리핀의 협력을 구할 예정”이라며 “현지에 폐쇄된 원자력 발전을 재개하는 문제와 새 원전 건설 문제 등 기술이나 자본 협력에 대해 논의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무책임하게 대화를 피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경기 안산시에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위한 현장 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권 원내대표가) 대화를 기피하고 해외로 출국하는 게 바람직한 태도인지 지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대화 자체를 포기한 무책임한 협상 농단”이라고 비판했다.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없고 대통령도 해외 순방 중인 상황에서 의장 선출을 강행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그것이 최소한의 정치 도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