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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8개국 정상과 통화하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결선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지원에 총력을 쏟았던 문재인 대통령이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청와대 제공日정부, 유 본부장 지지 '반대' 나이지리아 후보 지지 알려져[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첫 한국인 세계무역기구(WTO) 수장이 나올지 국민적 관심이 모아진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는 외교력을 총동원해 최종 결선에 오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전폭 지원하고 있다. 선거가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상대 후보자를 지지하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그 파장에 촉각이 곤두선다.
교도통신은 지난 25일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는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유 본부장이 당선되면 분쟁 해결에 있어서 자국에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판세는 안갯속이다. 현재 외교가는 유 본부장이 상대 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164개 회원국 중 아프리카 국가와 유럽연합(EU), 중국 등이 이웰라 후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가 많고, 유 본부장의 당선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일본의 어깃장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수출 규제 등으로 악화한 한일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일본이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있다. 또한 결선 라운드 이전부터 일본 내에서 유 본부장의 당선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점에서 일본의 반대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유 본부장이 한국인이자 여성 최초로 WTO 수장에 오를지 주목된다. /청와대 제공일본 정부로서는 일본 수산물 분쟁에서 중요 역할을 한 유 본부장이 눈엣가시일 수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정부는 2013년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고, 이에 반발한 일본 정부는 2015년 5월 WTO에 한국 정부를 제소했다. 이 분쟁에서 한국 정부는 지난해 4월 WTO의 1심 패소를 뒤집고 최종심인 2심에서 승소했다. WTO 위생검역협정 분쟁에서 패널 판정 결과가 상소심에서 뒤집힌 최초의 사례다. 국제 통상 분쟁을 진두지휘한 인물이 유 본부장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정상 외교'를 통해 유 본부장의 능력과 중견국 한국의 중재 역할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주에만 덴마크와 인도 등 8개국 정상과 통화를 하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WTO 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며 유 본부장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WTO 사무총장 선거는 회원국이 선호하는 후보를 제시하고 '합의'로 도출하는 방식이다. 일부 회원국이 특정 후보 선출에 반대하면 불가피하게 투표로 결정된다. 일본의 반대가 신경 쓰이는 지점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은 미국에 뜻을 맞출 것이라는 취지의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현재 일본 정부가 표면적으로 유 본부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더라도, 미국이 지지한다면 같은 행동을 할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결국 미국을 따라 동의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나라가 압도적이라면 미국의 태도 변화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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