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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1년 한강에서 선비들이 회합하는 모습을 담은 `독서당계회도`의 일부. [사진 제공 = 문화재청] 490년 전 서울 옥수동 인근 한강에서 서원의 창시자 주세붕과 조선 대표 성리학자 송인수 등이 젊은 관료 시절 뱃놀이하는 풍경을 담은 실경산수화가 고국에 돌아왔다. 한국적 산수의 실경 표현이 뛰어나고 역사적 가치도 높아 조선 초기 회화 대표작으로 꼽힐 만하다.22일 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3월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매입한 16세기 조선 회화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를 공개했다. 조선 중종(재위 1506~1544) 때인 1531년 무렵 한강 동호(東湖·뚝섬에서 옥수동에 이르는 곳) 일대에서 선비들이 회합하는 모습을 담았다. 16세기 독서당계회도 3점 중 하나이자 실경산수 계회도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비단에 그린 수묵채색화를 족자에 담은 형태로 전체 크기는 세로 187.2㎝, 가로 72.4㎝에 그림만 세로 91.3㎝, 가로 62.2㎝다.'독서당'은 조선시대 인재 양성을 위해 만든 독서 연구기구이고, '계회도'는 문인들의 모임(계회)을 그린 회화다. 독서당계회도는 엘리트 관료들 모임을 그린 셈이다.그림 상단에는 '독서당계회도'란 제목이 전서체(篆書體·중국 진시황이 제정한 서체로 도장에 많이 사용함)로 쓰였다. 중단에는 우뚝 솟은 응봉(매봉산)을 중심으로 한강 두모포 일대가 담겼다. 봉우리 하단에는 짙은 안개로 지붕만 보이는 독서당이 있고, 강에는 관복을 입은 선비들을 태운 배가 떠 있다.하단에는 모임 참가자 12명의 이름과 호, 본관, 태어난 해, 사가독서 시기, 과거급제 시기, 품계와 관직 등이 기록돼 있다. 영주 소수서원 전신인 백운동서원을 세운 주세붕과 문집 '면앙집'을 남긴 송순, 예조참의와 대사헌을 지낸 성리학자 송인수가 대표적 참가자다. 관직명으로 1531년 작품임이 확인됐다. 박은순 덕성여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당시에 귀한 청색 석채(돌로 갈아만든 안료)로 표현한 봉우리가 훌륭하고, 응봉의 붓질에서 한국적 산수의 특성이 돋보여 조선 초기 대표 회화라 할 만하다"고 했다. 이 작품은 일본 교토국립박물관장을 지낸 간다 기이치로(1897~1984)의 소장품이었다. 그의 사후에 작품을 입수한 인물이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매 낙찰가는 약 8억4000만원으로 문화재청이 긴급 매입비 예산으로 지불했다. 이 그림은 다음달 7일부터 9월 25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일반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