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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저녁 발사대에서 발사체 조립동으로 재이송 작업 중인 누리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8개월 만에 다시 하늘로 향하려던 누리호가 발사를 코앞에 두고 집으로 돌아갔다. 조립동을 나서 2차 발사를 위해 발사대로 나선 지 약 15시간 만이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에서도 발생하지 않았던 센서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1차 발사 때와 같은 기체에서도 발생하지 않았던 문제에 의아해하면서도, 전자 제품 이상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고 평가했다.16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전날인 15일 오후 10시 30분 발사체 조립동으로 이송됐다. 같은 날 오전 7시 20분 제2발사대로 이동을 위해 조립동을 나선 지 약 15시간 만이다.



누리호 기립누리호는 지난해 10월 1차 발사 이후 8개월 만에 재차 우주를 향해 우뚝 섰지만, 기술적 문제로 다시 눕혀졌다. 기립 후 가장 먼저 전기 장비 점검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것에 이상이 없었지만, 유독 센서 하나만 값이 이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로 인해 15일 오후 5시쯤 항우연 측은 누리호의 조립동 이송을 공식 발표했고, 누리호 연구진은 조립동 이송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전원 및 추진제(연료, 산화제) 등을 충전하기 위한 엄빌리칼 연결까지 진행한 탓에 공식 발표 이후 재이송에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애초 조립동을 나섰던 오전과 달리, 시야 확보가 어려운 저녁 시간에 이송에 나서다 보니 안전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누리호의 조립동 재이송 원인에 대해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누리호 이송과 기립 이후 발사대에서의 점검 과정에서 산화제 탱크 내부에 수위를 측정하는 센서 값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산화제는 연료의 연소에 필요한 물질로, 영하 183도로 충전된다. 센서에 문제가 생길 경우 산화제 충전 상태를 알 수 없다.



15일 저녁 발사대에서 발사체 조립동으로 재이송된 누리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전문가들은 지난해 10월 1차 발사에서 발생하지 않았던 문제가 2차 발사를 앞두고 발견된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안재명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굉장히 답답하기는 하다”라면서도 “센서라는 게 전기전자제품이다. 센서가 한두개도 아니고 워낙 많다 보니 하나씩 점검하고 하지만 문제는 항상 일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일어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항우연 출신의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사전에 발견 못했다는 게 이상하기는 하다”라면서도 “항상 문제는 연료를 채울 때 생기는데, 액체 산소를 주입할 때 영하 180도로 내려가기 때문에 갑자기 센서에 결함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시스템적인 문제라기보다 일부 부품에서의 문제 같다”라고 했다.고정환 본부장 역시 “발사체 과정에서 헬륨, 산소 관련 센서 오류로 중단되는 사례는 종종 있다”라고 설명했다.기상 악화와 기술적 문제로 두 차례 연기된 누리호 2차 발사 시점은 항우연 연구진이 얼마나 이른 시일 내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느냐에 달린 상태다. 일각에선 단기간 내 원인 파악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고 본부장은 “(발사)재개 일정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면서도 “설계 문제보다는 단순 하드웨어 문제로 보고 있고, 후속 발사 예정일에 크게 문제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항우연이 기상 등에 의한 일정 변경 가능성을 고려해 설정한 발사 예비일은 오는 16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 동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