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8-27 19:28
[위클리 스마트] 다음달 1일부터 e심 한국도 된다…궁금증 Q&A
 글쓴이 : bipg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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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 9월부터 '1폰 2번호'…e심 지원(서울=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가 다음 달 1일부터 e심이 장착된 휴대전화기 한 대로 전화번호 두 개를 사용하는 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정보통신기술(ICT)업계가 18일 밝혔다. 사진은 기존 유심과 e심(오른쪽). 2022.8.18 [도이치텔레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서울=연합뉴스) 임성호 오규진 기자 = 다음달 1일부터 일부 스마트폰에 내장된 e심(embedded SIM·내장형 심) 기능을 우리나라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e심은 기존 유심(USIM·범용 가입자식별모듈)처럼 가입자의 정보와 통화기록, 연락처, 문자메시지 등을 저장할 수 있는 가입자 식별 모듈이다.다만 기존의 유심은 슬롯에 넣었다가 뺐다가 하는 방식으로 설치·제거가 가능하지만, e심 모듈은 기기에 내장돼 있으며 사용자 정보를 담은 '프로파일'을 내려받아야 한다.e심과 유심을 함께 사용하면 한 대의 단말기로 이동통신 회선 2개를 함께 쓸 수 있다. 이럴 경우 전화번호도 당연히 2개가 된다. 국내 번호와 해외 번호를 함께 쓰거나, 서로 다른 2개 이동통신사의 회선을 단말기 하나로 함께 쓰는 것도 가능하다.다음은 e심과 관련해 통신업계 관계자들이 설명한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게티이미지뱅크]-- e심을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 기종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이달 26일 공식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플립4·폴드4가 있다. 삼성전자의 예전 기종 중 해외용 모델은 e심을 지원하는 것이 있지만 국내용 모델은 플립4와 폴드4가 최초다.애플 모델의 경우 2018년 10월 출시된 아이폰XS·XS 맥스·XR와 그 뒤로 나온 아이폰 모델들은 모두 e심을 지원한다.-- e심을 사용하려면 따로 앱을 설치해야 하나.▲ 단말기가 e심을 지원하기만 하면 되며, 사용자가 앱을 따로 설치할 필요는 없다. 통신사로부터 MMS·이메일로 전달받은 QR코드를 스캔한 뒤 프로파일을 다운로드하면 바로 e심을 사용할 수 있다.-- e심 가격은 얼마인가.▲ e심 프로파일 다운로드 비용은 2천750원으로, 유심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e심은 유심과 달리 카드 칩을 따로 주는 것도 아닌데 왜 비용을 받는가?▲ 외주 업체가 e심 프로파일의 다운로드 서버를 운영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한다.-- 기기를 변경했을 때 유심은 빼서 옮기면 되는데, e심은 어떻게 해야 하나.▲ e심은 기기를 변경하면 다시 내려받아야 하고, 수수료가 청구된다. 똑같은 단말기에서 똑같은 e심을 다시 내려받는 데는 횟수 제한이 없다. 이럴 경우 과금 여부는 통신업체들이 검토하고 있다.-- 해외 e심과 한국 유심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나.▲ 가능하다. 예를 들어, 출장이 빈번한 회사원이나 사업가는 한 단말기에 국내 통신사 유심과 미국 통신사 e심을 사용할 수 있다.한국 e심과 해외 유심을 함께 쓰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해외에서 주로 생활하는 유학생이 한국에 입국한 뒤 국내 통신사에서 e심으로 회선을 개통하거나, 로밍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서로 다른 2개의 국내 통신사로 e심과 유심을 각각 개통해서 한 단말기에서 쓸 수 있나.▲ 가능하다. 다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유통망을 거쳐 e심 또는 유심을 각각 개통해야 하며, 해당 사업자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기존에 휴대전화 한 대에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듀얼넘버 서비스'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듀얼넘버 서비스는 소프트웨어로 한 회선에 2개의 번호를 지원하는 부가서비스다. SKT의 '넘버플러스II', KT의 '듀얼번호 라이트', LG유플러스의 '톡톡 듀얼넘버' 등이 있다. '1단말기 1회선 2번호'다.그러나 듀얼심을 이용한 서비스는 사용하는 회선이 서로 다르므로 '1단말기 2회선 2번호'다.-- 듀얼넘버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듀얼심의 장점은.▲ 편리함이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없는 아이폰에서 본 번호가 아니라 듀얼 넘버로 전화나 문자를 보내려면 상대방 번호 앞에 고유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하지만 e심에서는 연락처별로 발신 회선을 사전에 지정해둘 수 있다.-- 국내 통신업체들이 e심 전용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은 없나.▲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별도의 e심 전용 요금제를 낼 계획은 없다. 전기통신사업법 가운데 '이용자 차별 금지' 조항을 위반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KT는 부가서비스 형태로 월 8천800원에 번호 2개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3사[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존 통신3사 휴대폰 번호를 음성·메시지 위주로 쓰면서, 데이터는 알뜰폰 심으로 사용할 수 있나.▲ 기존 번호는 그대로 유지하고, 알뜰폰 사업자(MVNO)가 제공하는 요금제로 추가 회선을 개통하면 된다. 휴대폰 설정에서 데이터 회선을 알뜰폰으로 설정하면 알뜰폰 요금제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덧붙여 e심·유심 모두 알뜰폰 심으로 사용하는 것도 당연히 가능하다.-- 듀얼심을 사용할 때 e심과 유심의 고유 식별번호가 충돌해 오류가 생길 가능성은 없나.▲ e심과 유심에 각각 IMEI(국제 휴대전화 식별번호)가 부여된다. 충돌 가능성은 없으며, 소프트웨어 기반의 e심은 정보 탈취 및 복제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법인폰 번호와 개인폰 번호를 한 휴대폰에 담을 수 있나.▲ 원칙적으로는 듀얼 심을 쓰는 단말기에서 국내 회선 두 개를 사용할 경우 두 회선의 명의가 똑같아야 한다는 게 이동통신 3사의 방침이다. 인증, 명의도용 등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다만 법인폰을 개인이 쓸 경우 개인 사용자 명의를 등록할 수 있는 기존의 인증 절차가 있으므로, 듀얼 심 단말기에도 이런 정책을 이동통신사들이 적용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러면 국내 법인폰 번호와 국내 개인폰 번호를 한 휴대폰에서 쓰는 것이 물리적으로도 봉쇄되는가.▲ 이 부분은 확실치 않다. 이동통신 3사 관계자들은 "물리적으로 가능할 수도 있다. 실제 e심을 도입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신 3사들은 "휴대폰의 불법·탈법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고심하고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갤럭시Z 폴드4·플립4, 26일 한국 등 40개국 공식 출시(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삼성전자는 26일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4'와 '갤럭시Z 플립4'를 약 40개국에서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2.8.26 ryousanta@yna.co.kr-- 일각에서는 e심 도입으로 사용되는 휴대전화번호의 수가 늘면서 번호가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데.▲ 휴대전화번호 정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이고 정책에 따른 변화가 있을 수는 있다.하지만 통계로 미루어봤을 때 인구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이상 e심 도입에 따른 휴대전화번호 부족 사태가 발생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 중복 설치를 할 수 있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와 기종별로 다르다. 삼성전자 단말기에서는 '듀얼메신저'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 등 메신저 앱을 2개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다.아이폰의 경우 듀얼메신저 기능을 지원하지 않으므로, 메신저 앱은 하나만 설치할 수 있다. 즉, 하나의 아이폰에서 번호 2개용 카카오톡 앱을 각각 따로 설치해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e심에 주소록이나 개인정보를 저장할 수 있나.▲ 주소록은 저장할 수 있지만, 금융 데이터 같은 개인정보는 저장되지 않는다. 전화번호 500개 정도를 등록할 수 있는 저장공간이 있다.-- e심과 유심을 모두 활용하면 공시지원금 혜택 두 번을 받을 수 있나.▲ 공시지원금은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단말기에 제공하는 혜택이다. 유심 또는 e심 가운데 어느 한 쪽으로만 골라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다.다만 선택약정 할인은 요금제 가입 시 제공되는 혜택이므로, 두 개의 번호 모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유·무선, 무·무선 결합할인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해외에서 e심 사용이 가능한 나라는 어디가 있나.▲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일본 등 전세계 69개 나라에서 e심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8년 10월부터 가장 먼저 eSIM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해외에서 구매한 휴대전화기로 한국 e심을 사용할 수 있나.▲ 국내 통신사 등록 절차를 거치면 사용할 수 있다. 해외 발매판 기준으로는 삼성전자 단말기는 2019년 9월 출시된 갤럭시 폴드부터, 애플 단말기는 2018년 10월 출시된 아이폰XS·XS 맥스·XR부터 사용할 수 있다.sh@yna.co.kr, acdc@yna.co.kr



[그래픽] '1폰 2번호' e심(eSIM)(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9월 1일부터 일부 스마트폰에 내장된 e심(embedded SIM·내장형 심) 기능을 국내에서도 쓸 수 있게 된다.e심은 기존의 유심(USIM·범용 가입자식별모듈)과 똑같은 기능을 한다.kmtoil@yna.co.kr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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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 홀 미팅 연설을 하고 있다.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 홀 연설에 폭락했습니다. 나스닥이 3.94% 빠진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3.37%, 3.03% 내렸는데요. 다우는 1000포인트 넘게 하락했습니다. 특히 파월 의장의 연설 이후 급락하기 시작했죠.시장의 기대와 달리 파월 의장은 상당히 매파적이었습니다. 다른 해석의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해 애썼는데요. 단호했습니다. 발언만 놓고 보면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는 이들도 있지만 이는 전체적인 맥락을 읽지 못한 거죠. 오늘은 파월 의장의 잭슨 홀 연설을 집중 분석하고 시장의 반응을 전해드리겠습니다.━“가계와 기업 고통(pain) 불가피해…당분간 제한적인 기조 유지”이날 파월 의장의 핵심 발언은 아래 8가지입니다.① “지금이 장기 중립금리여도 타이트한 고용시장 생각하면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멈출 때 아냐”→해석: 금리인하 기대 불러온 중립금리 발언 관련 금리인상 지속의지 강하게 밝혀② “오늘 제 발언은 짧으며 주제가 좁고 메시지는 더 직접적일 것”→해석: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나 오해 생길 수 없도록 원천차단③ “높은 금리와 둔화한 노동시장 인플레 감소에 도움. 반면 가계와 기업 일정 부분 고통줄 것. 다만 물가안정 없이는 더 큰 고통”→해석: 경제피해 있어도 금리인상 하겠다는 뜻④ “7월 인플레 둔화 환영. 하지만 인플레가 떨어지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에 한참 부족(falls far short)”→해석: 물가 피크 확신 못 해. 한 달로는 턱없이 부족⑤ “앞으로 어느 정도 노동시장 완화할 것”→해석: 실업률이 올라갈 것이며 그 정도까지 긴축을 밀어부치겠다는 의미⑥ “우리의 통화정책은 1970년, 1980년대서 배운 것을 기반. 고인플레 지속할수록 인플레 기대 높아질 가능성. 인플레 잡기 끝날 때까지 지속”→해석: 과거 ‘스탭 앤 고(stop and go)’ 정책의 위험성 충분히 인지. 금리인상 조기 중단 없으며 2%로의 확실한 방향 보일 때까지 고금리 지속⑦ “9월에 이례적으로 큰 금리인상 가능하다고 한 적 있어. 9월 금리인상 폭은 앞으로 나올 데이터에 달려”→해석: 0.75%p 인상 배제 않으면서 인상폭은 데이터에 달렸음을 재확인⑧ “통화기조가 더 긴축되면서 어느 시점엔가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해석: 거의 유일한 비둘기파 발언. 향후 속도조절 가능성은 열어놔



파월(오른쪽) 의장과 라엘 브레이너드(가운데) 부의장,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등 핵심 지도부가 잭슨 홀에 모였다. 로이터연합뉴스우선 왜 파월의 발언이 상당히 매파적인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날 파월은 “제 발언은 짧으며 주제가 좁고 메시지는 더 직접적일 것”이라고 말을 시작했습니다. 뒤집어 보면 “다르게 해석하지 마라”는 뜻이죠.당국자들이 특정 아이디어를 시장에 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을 때, 짧게 말하면서 직접적인 표현을 씁니다. 연설 시간도 8분 여에 그쳤는데요. 말을 길게 하면 여러 해석이 끼어들 수 있습니다. 이런 행동 자체가 상당한 의미를 갖는데요. 로베르토 페를리 파이퍼 샌들러 글로벌 정책 리서치 헤드는 “파월의 연설은 1301 단어로 최소 2010년 이후 연설에서 가장 짧을 것”이라고 했습니다.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보여준 파월은 이날 거의 인플레이션 얘기만 했지요. 경기를 걱정하는 내용이 없고 소프트랜딩(soft landing)에 관한 말도 없었죠. 이것이 전체적인 톤을 매파적으로 만든 원동력입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전체적인 내용은 과거와 크게 다를 게 없다”고 했지만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 꼴입니다.파월은 전체적인 분위기와 주제, 금리인상 의지 측면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내용이 비슷할 수는 있어도 포장이 완전히 다릅니다. 중립금리 관련해서도 갈 길이 멀다는 식으로 얘기해 논란을 해결하려고 했는데요. 이날 증시가 폭락한 이유죠.조 브루셀라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은 시장에 피봇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에 0.75%포인트를 포함해 연말까지 4%에 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우리는 모두 코로나19 이전의 인플레이션 수준이나 금리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파월,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 작동 안 해. 경제의 기반”…더들리 “아직 타이트한 통화정책 아냐. 인플레 4% 내려와도 연준 일 안 끝나”실제 이날 파월은 세부적으로도 인플레와의 싸움, 이를 위한 금리인상 의지를 다지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요. 연설을 시작한 직후 “연준의 목표는 인플레를 2%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한 거나 “물가 안정 없이는 경제는 누구를 위해서도 작동하지 않는다”, “물가안정을 회복하지 못하면 더 큰 고통을 겪게 된다”고 한 것 등이 그렇습니다.특히 파월은 “지금이 장기중립금리여도 타이트한 고용시장 생각하면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멈출 때가 아니(not a place to pause or stop)”라며 “물가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한동안(for some time) 제한적인 정책이 요구될 것 같다”고 설명했지요. 한동안 계속해서 금리를 올린다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죠.또 하나 볼 것은 파월이 폴 볼커 전 의장 관련 얘기에 상당 부분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입니다. 폴 볼커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기준금리를 20%까지 올리면서 1970년대의 고물가를 잡은 인물인데요. 그러면서 1970년대로부터 배운 3가지 교훈을 들기도 했죠. 즉, ▲중앙은행은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를 유지할 책임이 있으며 ▲인플레이션 기대가 중요하고 ▲인플레와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지속해야 한다는 거였는데요. 파월은 “1980년대 초반 볼커의 성공은 그 이전의 15년 간 여러 실패 이후에 나왔다”며 “높은 인플레이션이 임금과 물가에 고착화하면 이를 해결하는데 매우 긴 긴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까지 했습니다.이는 1970년대의 ‘스탑 앤 고(Stop and go)’ 정책의 문제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뜻이죠. 이를 반복하지 않을 거라는 건데요. 잘해야 ‘스탭 앤 홀드(Stop and hold)’가 되겠죠. 웰스 파고의 마이클 슈마허는 “최극단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매파적이었다”고 했고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디렉터는 “파월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달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이날 파월의 발언이 기쁘다. 인플레가 압도적인 최우선순위라는 점을 명확히했고 혼란을 줬던 중립금리도 명확히 했다”고 했죠.



폴 볼커 전 의장. 파월이 자꾸 볼커 얘기를 하는 것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게티이미지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윌리엄 더들리는 “인플레이션이 4%로 내려온다고 해서 연준의 임무가 끝난 게 아니다. 연준이 4%에서 그만두면 인플레 기대가 높아질 수 있고 우리는 이 경험을 1970년대에 했다”며 “인플레를 3%로 뒀다가는 임금과 물가가 경쟁을 벌이면서 다시 1970년대로 갈 수 있다”고 조언했는데요. 이어 “아직은 타이트한 통화정책이 아니”라며 “현재 연준은 1년 전보다 더 어렵다. 노동시장이 너무 타이트하다. 연준은 실업률이 4~5% 정도로 충분히 오를 정도로 경기를 둔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죠.실업률 상승 얘기는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계속해서 하는 말입니다. 이날 파월 의장이 직접적으로 이를 시인하지는 않았지만 노동시장 둔화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언급했죠.다만, 9월 금리인상폭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날 파월도 “데이터에 따라 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했는데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지표가 중요하겠습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토마스 피터피는 “연준이 9월에 0.75%p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했는데 시장도 비슷하게 보고 있습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 현재 0.75%p 가능성이 60.5%, 0.5%p가 39.5%인데요.이와 관련해서는 좀 더 볼 부분이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어제 만찬에서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총재가 주변에서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을 빗대 “등산로에서의 사람들의 하이킹(hiking) 속도를 잘 보세요. 어떤 사람은 빠르게 하고 어떤 사람은 느리게 한다”고 했다는데요.뼈가 담긴 농담입니다. 큰 그림을 볼 때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는데요. 이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9월에 0.5%p 쪽으로 기운다”고 했습니다.━“시장의 교훈, 연준과 싸우지 마라”…“매파적 발언도 일시적? 10년 물 국채시장도 파월 안 믿는다”사실 이날 시장의 기대는 무너졌습니다. 리즈 앤 손더스 찰스 슈왑 수석 투자 전략가는 “파월이 연준과 싸우지 마라는 연설을 했다”며 “시장의 시도에도 파월은 우리가 하는 일과 싸우는 건 잘못됐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고 짚었는데요.시장의 격언 가운데 하나가 “연준과 싸우지 마라”입니다. 그레고리 다코 EY-파르테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피봇(Pivot)을 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갈 의지가 없다”고 했고, 리트홀츠의 조시 브라운은 “연준 피봇을 기대하는 것은 가장 멍청한 짓”이라고까지 했는데요.월가에서는 7월 FOMC 이후 파월이 다소 애매한 의사소통을 한 것과 시장이 이를 과도하게 가격에 반영한 것이 이날 낙폭이 더 커졌던 이유라고 보기도 합니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시장은 CPI와 고용보고서가 남아 있어서 이번엔 비둘기파적이거나 중립적일줄 기대했는데 파월의 발언은 상당히 매파적이었다”며 “돌이켜보면 6월 FOMC로 돌아가긴 하는 건데 투자자들은 한 달 지표로만은 갖고 인플레를 판단할 수 없다는 발언에 겁을 내는 것 같다”고 전헀는데요. 만약 8월 CPI가 좀 더 좋아져도 뭐가 바로 이뤄지는 게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좌절하되 포기는 아직 않은 시장입니다. CNBC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파월 연설 이후에도 내년 하반기 약 0.2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예측하고 있다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의 강력한 발언은 ‘일시적(transitory)’일 수 있다”며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지기 전에 인플레이션은 떨어지고 경제는 둔화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PCE 물가지수 추이일단 이날 나온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에너지와 식품을 더한 헤드라인 수치가 전년 대비 6.3% 상승했고 전월 대비로는 -0.1% 감소했는데요. 특히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PCE의 경우 전년 대비 4.6%, 전월 대비 0.1%로 시장 예상치 4.7%와 0.3%를 밑돌았습니다.소비도 둔화했는데요. 소비 증가율이 0.1%에 그쳤습니다. 전달(1.0%)은 물론 시장 전망치(0.6%)보다 크게 낮았죠.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약간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전날 3.1% 수준을 보였던 10년 물 국채금리가 이날은 3.03% 정도까지 내려왔는데요. 연준의 정책금리를 가장 잘 반영하는 2년 물이 이날 한때 3.46% 치솟은 것과 대조됩니다. 랜디 크로스츠터 시카고대 교수는 10년 물 금리를 언급하면서 “시장은 여전히 연준의 생각을 다 받아들이는 건 아닌 듯하다”고 했지요. 다만, 10년 물의 경우 경기침체 우려가 반영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해외투자자를 포함한 수급 문제가 큰 변수라는 점을 같이 볼 필요가 있습니다.어쨌든 증시는 앞으로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월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다음 주 이후에도 시장이 좀 더 떨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했습니다. 파스칼 블랑크 아문디 연구소 회장은 좀 더 근본적으로 “서방국가들은 수년 간 인플레이션이 4~5%를 유지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자산가격이 급격하게 낮아질 수 있다”고 봤는데요. 이날 낙폭이 커서 기술적 반등을 할 수도 있겠지만 다음 고용보고서와 CPI 때까지 변동성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죠.이날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가 획기적인 공급증가가 없는 한 세계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했는데요. 국제기구는 상대적으로 신중합니다. 미국과 함께 글로벌 경제의 흐름도 같이 봐야 하겠습니다. 프랑스의 전기값, 영국의 에너지 비용이 치솟고 있기도 하죠. 그만큼 신중함이 필요한 때입니다.#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화~토 오전6시55분 서울경제 ‘어썸머니’ 채널에서 생방송합니다. 한국시간 27일에는 잭슨 홀 미팅에 대한 집중 분석이 이뤄지니 많은 시청 바랍니다. 생방송을 놓친 분들은 이후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첨부되는 영상을 참고하시면 됩니다.#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미국 경제와 월가의 뉴스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